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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est/드라마이야기

조선구마사 폐지! 드라마가 2회만에 폐지되었다고?

by _noname 2021. 3. 29.

드라마 조선구마사를 아시나요? 정규방송에 정규 편성된 드라마가 단 2회만에 폐지 수순을 밟은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방영 1주만에 조기종영된 최초의 드라마, 한국 드라마 역사상 초단기간 조기 종영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이 드라마는 대체 어떤 드라마길래 이렇게 된 걸까요?

 

 

< 조선구마사 기획 의도 >

 

 

조선구마사의 모티브가 된 것은 태종실록이라고 합니다. 태종은 부엉이가 죽은 자의 망령이라고 믿었고, 그 때문에 궁을 몇차례나 옮기거나 부엉이를 쫒아내는 제를 지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착안하여 드라마의 배경을 가상으로 설정하였습니다.

 

부엉이가 상징하는 것이 악령이라는 설정인데요, 부활한 악령과의 전쟁을 그린 조선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이 컨셉이었습니다. 인간의 욕망을 이용하여 조선을 지배하려는 악령과의 사투. 태종, 충녕대군, 양녕대군이 각자의 방식으로 전투를 하는 것이죠.

 

 

< 조선구마사 논란의 핵심 >

 

조선구마사는 조선 전기 태종 시절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퓨전 사극입니다. 좀비물 요소도 가지고 있으면서 서양 퇴마 요소도 들어있습니다. 애초부터 허구적인 요소가 많은 판타지 사극에 왜 이렇게까지 역사 왜곡을 갖다 붙이는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판타지 사극은 장르의 특성상 고증을 꼼꼼히 따지지 않고 극중 설정일 뿐이라고 여기며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자는 시각도 많으니까요. 역사적 인물의 행복과 실제 기록과 다르더라도 배경설명이 충분하거나 극중 흐름이 자연스럽다면 크게 논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선구마사는 1회 방영이 되자마자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노골적인 동북공정 및 역사왜곡 및 무시라는 시각입니다. 자문학자 조언도 무시하였고, 이 후 연락도 계속해서 무시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다고 하네요.

 

논란이 된 부분이 많지만 가장 크게 논란이 된 부분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1) 태종이 태조의 환상을 보고 양민 학살을 하는 장면

 

: 태종은 조선 전기 스스로의 힘으로 왕권 강화를 확립한 철혈 군주입니다. 피를 많이 묻혔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왕권에 위협이 되는 세력들만 제거했을 뿐 다른 신하나 백성들에게는 자애롭고 관대했다고 전해집니다. 이런 태종이 양민 학살을 한다? 이에 대해 전주 이씨 종친회가 나서서 정식으로 항의하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전주 이씨 종친회가 너무 민감한 것 아니냐고요?

 

전주 이씨에는 역사적 인물들이 많고 그 중에는 악역이라고 평가되기도 하는 인물도 다수 존재하여 드라마, 영화, 소설 등에 악역으로 자주 등장하지만 종친회에서 일일이 반응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선구마사는 너무 악의적이고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2) 충녕대군(훗날 세종대왕)을 지나치게 하찮게 묘사함

 

충녕대군이 서역에서 온 사제에게 술을 따라주고 사제 일행이 식사하는 동안 통역과 상 구석에 서 있는 장면, '6대조인 목조께서도 기생때문에 삼척으로 야반도주를 하셨던 분인데 그 피가 어디가겠냐'는 대사를 하는 장면 등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한반도 최고 명군이라도 평가받는 세종대왕이 그런 패륜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한 나라의 왕자가 서역의 사제가 식사하는 동안 상 구석에 서 있는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조선시대 가장 위대한 왕을 이런식으로 묘사한 것에 사람들이 화가 난 것입니다.

 

조선 역사상 최강 왕권을 만들었던 태종과 최고의 성군이라고 칭송받는 세종을 동시에 건드림으로써 조선을 무시하고 악의적으로 역사를 왜곡했다는 사실이 부각된 것입니다.

 

기존 드라마에서는 별볼일 없는 인물을 지나치게 미화했다는 점이 역사왜곡으로 지적 받았다면 조선구마사는 반대인 셈입니다.  

 

 

추가 확인 결과 조선구마사는 막바지 촬영 진행 중이었고 지금까지 나온 대본에 악령과의 거래를 통해 조선을 건국했다는 설정, 충녕대군이 바티칸 구마 사제의 구마 의식을 보고 배우며 구마사가 된다는 설정 등 무리한 설정들이 줄줄이 있었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역사 왜곡으로 지적받았지만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 조선구마사 폐지 이후 >

 

국내 방영 취소 후에도 해외판권 수출을 위해 이후 분량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었습니다. 촬영은 이미 80%정도 마친 상태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제작사도 제작을 중단하였고, 해외판권 계약 해지 및 스트리밍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미리 촬영한 비축 분량을 포함하여 완전히 폐기하겠다고 합니다.

 

작가, PD, 배우까지 줄줄이 사과를 하였습니다. 광고 중인 제품에 대한 불매 움직임까지 있다고 하니 분위기가 장난아닙니다. 대중의 관심과 인식이 많이 높아진 요즘 드라마 제작시에 신중한 검토가 더욱 필요해 질 것 같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부분을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말로 가볍게 덮어왔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 출처 : 한국경제 기사 일부 발췌 )

 

제작사 YG엔터테인먼트 및 SBS 주가에도 영향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대중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할만한 부분을 이렇게 유명한 제작사, 프로 작가, 감독, 배우들은 왜 이렇게 순순하게 받아들였을까요? 우리의 의식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아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너무 진지해지지 말자, 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아닌 건 아닌거니까요.

은연중에 판타지나 퓨전 장르에 대해 관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는데 ( 철인왕후도 재밌게 보았음;; )

스스로도 조금 반성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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