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용어는 아직 낯설다. 상식으로 알아놓는 것이 맞겠지만 익숙해지고 싶지 않기도 한다.
아직도 가끔 장례식에 갈 일이 있으면 슬픈것도 슬픈거지만 낯설고 어색하다.
이미 성인이 된지도 십수년이 지났음에도. 어른이 되고 보니 어른이 되면 자연스러워 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당연히 자연스러워 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린 시절 자연스러워 보이던 어른들도 사실 내면은 그렇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문득 한동안 삼우제를 삼오제로 알고 있었던 시절이 생각났다.
누군가 세상을 떠난 후 삼일째는 장례를 치르고 오일째 지내는 제사라고 해서 삼오제라고 하나보다, 라고 의미까지 지어내고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삼우제'가 맞는 표현이라는 것을 '삼오제'라고 실컷 부르고 난 후에야 알았던 기억이 있다.
삼오제, 또는 사모제라고 잘못 알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정리를 한 번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삼우제가 맞는 표현이다. 삼오제, 사모제 둘 다 틀린 표현이다. 이 중 공용으로 사용되는 표현은 없다.
삼우제 [명사]
뜻. 장례를 치른 뒤 3일째 되는 날 묘지를 찾아가 지내는 제사이다. 장례 후 첫 성묘이기도 하다. '석 삼(三)', '우제 지낼 우(虞)', '제사 제(祭)'가 결합된 단어라 글자 풀이를 해보면 '세 번째 지내는 우제'가 된다. 장례 당일에 지내는 제사가 '초우'(初虞), 그 다음날 지내는 제사가 '재우'(再虞), 셋째 날 지내는 제사가 흔히 말하는 삼우제, '삼우'(三虞)이다.
세번째 지내는 우제라. 그렇다면 우제는 뭘까?
우제[명사]
뜻. 시신을 매장한 뒤 망자의 혼이 방황할 것을 염려하여 편안히 모신다는 의미에서 지내는 제사.
그렇군. 생각난 김에 하나 더 알아보자. 사람이 죽은 후 49일째에 치르는 제사의식인 49재. 다들 들어는 봤을 것이다. 많이 언급하기도 했을 것이다. 49재는 49제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삼우제를 삼오제로 알고 있는 경우보다 많을 것 같다.
49재가 맞는 표현이다.
49재 四十九齋 [명사]
뜻. 사람이 죽은 뒤 49일째에 명복을 빌고 좋은 곳에 태어나기를 기원하며 거행하는 천도의식. 6세기경 중국에서 생겨난 의식으로 유교적인 조령숭배 사상과 불교의 윤회 사상이 결합된 의식이다. 유교적 의미와 불교적 의미가 같은 듯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유교사상에 기반하고 있으니 유교 중심적인 의미 정도만 알아보자. 유교사상은 49일 동안에 죽은 이의 영혼을 위해 그 후손들이 정성을 다하여 재를 올리면, 죽은 부모나 조상이 후손들의 공덕에 힘입어 보다 좋은 곳에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고, 또 그 조상의 혼령이 후손들에게 복을 주게 된다는 의미로 49재를 지낸다.
한자 '齋'의 뜻. 재계할 재, 집 재
1. 재계하다(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다)
2. 정진하다(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다)
3. 공경하다
4. 시주하다(절이나 승려에게 물건을 베풀어 주다)
5. 집, 방
6. 식사
7. 명복을 비는 불공
49제가 아닌 49재인 이유는 7번의 뜻 때문일 것이다.
오늘은 무겁지만 중요한 용어 삼우제와 49재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엄숙한 용어이니만큼 바로 알고 바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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