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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helves/우리말이 좋아서

[한글사랑] 우리말이 헷갈릴때 - '결재'와 '결제'

by _noname 2020. 1. 19.

 

이건 진짜 쓸때마다 헷갈린다.

알고 있어도 헷갈리다.

정확하게 알고 자신있게 쓰고 있다고 생각하던 중에도 여차하면 헷갈린다. ㅎㅎㅎ

오늘은 '결재' 와 '결제' 에 대한 이야기다.

 

카드결제 할게요.

부장님이 결재를 아직 안해주셨어.

결제일이 다가오고 있다.

자동결제로 해놓으면 편해.

그건 나한테 결재를 받았어야지.

 

 

우리가 생활하면서 흔히 사용하는 결재와 결제가 들어간 문장들이다. 무심코 사용하지만 문장으로 적을 일이 있을 때 한번씩 망설여본 경험이 없는가? 부장님의 결제와 돌아오는 카드 결재일이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가?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헷갈린다면 이번에 같이 확실하게 알고 넘어가자.

한마디로 말하자면 돈이 지불되는 건 결제, 돈이랑 관련없이 허가에 관한 건 결재가 되시겠다.

사전을 찾아보았다.

 

 

결재  [명사]

뜻. 결정할 권한이 있는 상관이 부하가 제출한 안건을 검토하여 허가하거나 승인함.

(예문) 결재 서류, 결재가 나다, 결재를 받다, 결재를 올리다.

특이사항. 국어사전에 '재가'로 순화. 라는 설명이 덧붙여 있어서 찾아보았다.

규범정보 : 유형 순화
관련 조항 일본어 투 생활 용어 순화 고시 자료(문화체육부 고시 제1997-19호, 1997년 2월 15일)
설명 ‘결재’와 ‘재가’를 함께 쓸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아무래도 결재는 일본어 투 생활 용어인 모양이다. 재가를 더 권장하는 것 같으나 주변에서 사용하는 것을 별로 못들어봤다. 업무 메일 끝부분이나 결재 서류 끝부분에 이런 식으로는 많이 쓴다. '재가 바랍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대화할 때는 아직 어색하다.

부장님이 아직 재가를 안해주셔서 퇴근을 못하고 있어.

내가 재가서류를 어디다 놓았지?

그 일은 재가 받고 나서 해야돼.  

아무래도 많이 어색하다. 그런데 순화를 권장한다면 왜 결재를 재가로 바꿔쓰려는 노력은 안하는 걸까 궁금해진다.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꾼 것 처럼 회사 내 캠페인 같은 거라도 하면 금방 바뀔수도 있는데.

 

다음은 결제다. 

 

 

결제 [명사]

뜻1. 일을 처리하여 끝을 냄

뜻2. 증권 또는 대금을 주고받아 매매 당사자 사이의 거래 관계를 끝맺는 일.

(예문) 만기 어음을 결제하지 못하면 부도로 처리된다.

        물품대금은 나중에 예치금에서 자동으로 결제된다.

        대금은 사후 결제하는 방식으로 계약하겠다.

        피자 배달원들은 사람들이 피자값을 지불할 때 편리하도록 카드 결제기를 가지고 다닌다.

        이 전자 화폐는 암호화된 정보를 넣고 조합함으로써 도난이나 복제를 방지하는 결제 시스템이다.

 

우리가 쓰는 결제는 보통 뜻2 이다. 뜻1에 대한 예문이 없는 것을 보면 뜻1은 그냥 글자 그대로의 뜻일 뿐이고 저렇게 사용되는 경우가 잘 없는 것 같다.

마지막 예문은 뭐지. 한 때 화두가 됐었던 우리의 비트코인인가. ㅎㅎㅎㅎ 갑자기 추억돋는다. 사람들에게 일확천금의 꿈을 불어넣어 주었던. 그 화폐들. 

 

이 정도면 헷갈리지 않을 정도로 알아본 것 같다.

돈(그것이 어떤 형태든)과 관련된 것은 결제 허가와 관련된 것은 결재.

딱 짚고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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