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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helves/우리말이 좋아서

[한글사랑] 우리말이 헷갈릴때 - '들르다'와 '들리다'

by _noname 2020. 2. 11.

 

- 언제 한번 들러.

- 다음주 화요일에 들를게요.

- 가끔 들르는게 그렇게 힘들어?

- 우리 백화점에 들렀다 가자.

vs.

- 언제 한번 들려.

- 다음주 화요일에 들릴게요.

- 가끔 들리는게 그렇게 힘들어?

- 우리 백화점에 들렸다 가자.

 

위? 아래? 어떤게 맞을까?

 

 

물론 지나가는 길에 잠깐 들어가서 머무른다는 뜻으로. '들르다'와 '들리다' 중에서.

이 말은 생각할수록 헷갈린다기 보다는 생각해보면 답은 알고 있는데, 입으로 내뱉다보면 나도 모르게 잘못 말하게 된다.

맞게 말하고 싶으면 말할때 신경써서 말해야한다.

 

이렇게 은연중에 헷갈릴 순 있지만 '들리다'는 소리가 들린다는 의미로 쓰이니, 이 경우엔 '들르다'가 맞을거야. 라고 생각하면 딱 맞는다.

 

 

들르다 [동사]

 

뜻. 지나가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

(예문) 친구집에 들르다.

유의어. 들여다보다. 거치다. 경유하다.

* 관련규범해설

: ‘들르다’의 의미로 ‘들리다’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들르다’만 표준어로 삼는다.

[표준어 규정 3장 4절 25항]

 

그래서 활용형도 '들려'가 아닌 '들러'가 된다.

 

들러 : 동사 ‘들르다’ 활용형. 어간 들르-’ 종결 어미 ‘- 붙어 들르-’  탈락하여 이루어진 말이다. 평서형, 의문형, 명령형 등으로 쓰인다.

(예문)

1. 나는 일주일에 한번씩 부모님 댁에 들러.

2. 전부터 온다고만 하고 우리집에 왜 안 들러?

3. 너 오늘 퇴근길에 우리집 좀 들러.

 

들르다에 혼란을 준 '들리다'는 사전에 어떻게 나오는지도 한번 알아보자.

 

들리다 [동사]

 

뜻. '듣다(사람이나 동물이 소리를 감각 기관을 통해 알아차리다) 피동사.

(예문)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린다.

 

 

내가 생각한 들리다는 소리가 들린다는 뜻의 이 들리다 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들리다가 있었다.

 

- 귀신이 들리다.

- 감기가 들리다.

- 사레들리다.

- 밑천이 들리다.

 

다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다. 들리다의 활용형은 '들러'가 아닌 '들려'로 써야한다.

 

- 소리가 들렸다.

- 귀신이 들렸다.

- 감기 들렸다.

- 사레들렸다.

- 밑천이 들렸다.

 

이제는 헷갈리지 말자. 잠깐 어딘가에 갔다 오는 것은 들리는 것이 아니라 들르는 것이다.

 

- 나는 집에 오는 길에 치킨집에 들러 치킨을 샀다.

- 나는 집에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샀다.

- 야식을 끊기로 결심했는데 오늘도 치맥을 하는 나를 보면서 어디든 들르지 말았어야 했는데 라고 생각했다.

 

이런식으로 말 짓기를 하면서 마무리를 해본다.

( 아. 저 세줄은 물론 오늘의 일기다..... 흑.... 팩트라서 슬프다. 그래도 치킨은 맛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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