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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끄적끄적 에세이

[일종의 에세이] Day5. 새해맞이2

by _noname 2020. 1. 28.

 

# 부제 - 음력 새해 맞이

 

새해를 맞아 계획을 세웠었다. 양력 1월 1일에.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작심삼일도 아니고 그냥 잘되지 않았다. 나는 의지박약자니까? 하지만 괜찮다. 나에게는 음력 1월 1일이 있다. 음력 1월 1일인 설을 맞아 다시 계획을 세웠다. 보다 간결하고 명확해진 나의 두번째 새해계획은 바로 이거다.

 

- '아. 귀찮아.'라는 생각이 들때, 그 자리에서 바로 해버리기.

 

단순명료하고 아주 효율적이다. 급하지는 않지만 해야하는 일들은 보통 귀찮기 마련이고, 자꾸 미루게된다. 지금 하지 않으면 큰일나지는 않기 때문에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보면 나중엔 엄청나게 쌓여서 정말 하고싶지 않아진다. 바쁘지 않아도 되는데 바쁘게 되고, 정신없지 않아도 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어진다. 그래서 정했다. 눈에 보일때, 생각날때, 바로하기. 하지만 순순히 하게되지는 않는다. 꼭 '아. 해야되는데 귀찮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멍을 때리거나, 꾸역꾸역 하거나, 뒤로 미뤄버린다. 보통은 멍때리다가 뒤로 미루고 잊어버리는 패턴을 반복한다. 그 다음에 다시 발견하고 멍때리고 미루고 잊어버리고. 급해져서야 하고. 아주 별로인 패턴이다.

 

 

양력 1월 1일에 세웠던 계획은 꽤 구체적이었다.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정했고, 나름의 출근시간과 근무시간도 정했고, 요일별로 해야 할 일들도 대략 정했다.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앞에서 이미 얘기했기에 안비밀이다.

음력 1월 1일을 맞이하여 다시 그 계획에 따르자니 뭔가 김이 새는 느낌이었다. 좀더 참신하고 행동력을 줄 수 있는 행동강령 같은게 없을까? 하던 중에 이 생각이 머리에 번뜩 떠오른거다. 그래. 귀찮다고 생각이 들때 바로 해버리면, 일이 안밀리잖아!! 큰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머리가 맑아졌다.

그래서 어제부터 그렇게 하고 있는데 꽤 효율적이다.

청소해야 되는데, 귀찮아. 덕분에 집안이 깨끗해졌다. 창고에 넣어놓았던 유선청소기를 꺼내서 깨끗하게 대청소했다. 근래에는 편리하다는 이유로 무선청소기만 사용했었다. 유선청소기가 더 파워가 세고 먼지를 잘 잡아주니까 언제 한번 꺼내서 제대로 청소를 해야겠는데, 귀찮아서 못한지 한참 되었던 참인데, 그 일을 이제 한 것이다.

빨래해야 되는데, 귀찮아. 손빨래 해야할 것이 몇가지 있었다. 세탁기 의존도가 높아서 손빨래를 아주 싫어한다. 그래서 빨래통에 방치된 채 울고있던 나의 아이템들. 모두 빨아서 널었다. 

책정리도 하고, 서랍정리도 하고, 책도 읽고, 사람도 만나고, 글도 쓰고, 요가도 하고. 신난다. 너무 효율적이다. 

그러면서 문득 깨달았다. 나는 대다수의 일을 하기 전 필수코스귀찮다는 생각부터 먼저 하는 사람이었구나. 내가 이렇게까지 귀찮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줄은 전에는 몰랐다. 그래서 일이 자꾸 밀렸구나. 습관처럼 귀찮다고 생각했구나. 새로운 발견. 새로운 시도. 새로운 변화다.

즉흥적으로 생각난건데 나의 새해맞이 행동강령에 한마디 더 덧붙여야겠다.

 

- '아. 귀찮아.'라는 생각이 들때, 그 자리에서  '아. 신난다.' 하고 바로 해버리기.

 

자기자신도 모르게 생각에 지배당할 때가 있다. 자기자신도 모르게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휘둘리게 된다. 별로 좋지 않은 생각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다면 의도적으로라도, 약간 억지로라도 고쳐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오늘도 이렇게 글쓰다가 꿀팁하나 발견했다.

이건 진짜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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