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 뜻? 우리는 모두 빌런이다 - 신조어 바로알기 시리즈

 

'빌런'이라는 말이 점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주로 사용하다가 일상에서도 많이 사용하게 되었죠.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고 사용하시나요? 사실 빌런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모르는데 상황과 문맥을 보고 대충 느끼고 있는 건 아닌가요?

 

신조어라고 하기에는 원래 있는 영단어지만, 트렌디한 용어이니만큼 빌런 뜻과 어떤 경우에 많이 사용하는지 그 활용 사례에 대해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주차 빌런, 독서실 빌런, 게임 빌런, 소음 빌런 등등 다양한 빌런들이 존재하죠.

 

빌런 뜻 알고쓰기

1. 빌런 기본 의미

 

 

빌런은 원래 악당을 뜻하는 영어 단어입니다.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이 나옵니다. 악당, 악인, 악한, 범죄자 등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villain
1) (이야기/연극 등의 중심인물은) 악당
2) 악인, 악한
3) 범죄자

 

이 영어 단어에는 유래가 있습니다. 라틴어 빌라누스(villanus)가 어원입니다. 고대 로마 농장 '빌라'에서 일하는 농민들을 빌라누스라고 불렀었는데요, 빌라누스는 차별과 가난에 시달렸다고 해요. 견디다 못한 빌라누스들은 폭동을 일으켰다고 하네요. 참는데도 한계가 있었던 빌라누스들이 상류층들의 재산을 약탈하고 무력을 행사한 것입니다.

 

빌런의 전통적 의미

 

안타까운 사연으로 악당으로 변모하게 된 빌라누스에서 유래하여 악당을 뜻하는 빌런이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해요. 어원이랑은 조금 다른 뜻으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 단어가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면서 좀 더 확장된 범위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어떻게 보면 악당과는 별로 상관없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예를 들어볼까요?

 

냉면 빌런, 커피 빌런, 두부 빌런 

등등 들어보셨나요?

 

 

냉면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사람,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 매끼마다 두부를 챙겨먹는 사람이 있을 때 이런 표현을 사용하죠.

 

무언가에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특이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빌런'이라고 부르는 것인데요 이 때의 빌런은 악당보다는 괴짜에 가까운 뜻이 됩니다. 마블이나 DC코믹스 같은 히어로 영화에서 평범한 인물이 과한 집착이나 특정한 계기를 통해 빌런이 되는 것에서 파생하였다고 해요.

 

2. 빌런 의미의 확장

 

그래서 빌런은 우리나라에서는 본질적인 의미와는 다르게 확장된 의미, 즉 '괴짜'라는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예시로 들었던 특정음식에 집착하는 음식 빌런 말고도, 민폐를 끼치고 다니는 사람을 빌런이라고 칭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예민하게 구는 사람은 예민 빌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유형이 여러가지죠.

아주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아마 '조금 특이한 사람' 정도면 다 빌런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람마다 조금씩은 특이한 면이 있는 만큼 어쩌면 우리 모두 다 빌런인 셈입니다. 여러분들은 무슨 빌런인가요? 저는 먹는 쪽으로 보면 아이스크림 빌런이에요.

 

빌런의 의미 변화

 

아이스크림 빌런은 사실 해를 끼치는 행동이 아닙니다. 아이스크림을 특이하게 많이 먹는 행위에 빌런이라는 호칭이 붙게 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언급되는 빌런의 대부분이 이런 경우인데요, 죄가 되지는 않지만 어이없고 한심한 짓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래서 점점 '악당','악인' 이라는 의미가 옅어지고 어이없고 특이한 사람이라는 의미가 강해지게 된 것입니다. 

 

신조어지만 언어의 역사성을 보여준다고 할 만 하겠습니다. 언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본래의 의미를 지키는 데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화된 의미로 사용을 하는데 처음 시작이 다른 의미였다고 되돌리기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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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을 바로 알고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 생기는 언어들을 바로 알고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은 예전의 것만 고집하고, 새로운 것들을 비판한다고 지켜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고유의 우리말을 정말로 지키고 싶다면, 신조어들은 왜 생겨나는지, 왜 유행하는지, 사람들이 왜 이런 말들을 좋아하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바로 잡아야할 필요가 있는지,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우리말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요즘 감성도 잡을 수 있는지 등등 여러가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조어 테스트 사이트 바로가기

 

그런 의미에서 신조어 바로알기 시리즈를 포스팅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조어 바로알기의 시작은 '빌런'으로 끊어보았네요. 신조어를 재미있어하는 편이지만 요즘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신조어들은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어떤 방식으로든 바른 말 고운 말, 우리말을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신조어도 적당히 수용하되 본래의 말특성을 잃지는 말아야겠죠  : )

 

우리말에 애정이 있으시다면 헷갈리는 우리말을 정리해놓은 한글사랑 시리즈를 한번씩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글사랑 시리즈 바로가기

 

[한글사랑] 우리말이 헷갈릴때 - 톺아보다 토파보다?

 

[한글사랑] 우리말이 헷갈릴때 - '가열한'과 '가열찬'

 

[한글사랑] 우리말이 헷갈릴때 - 사단과 사달.

글쎄 저는 포스팅을 해 놓고도 헷갈리기도 한답니다. 😂😂😂 웃프지만 우리말을 100% 정확하게 사용하기란 어려우니까요. 자꾸 들여다 보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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