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길 바란다.
꼭 지키길 바래요.
그것이 나의 바램이다.
이 문장들이 어떻다고 생각되는가? 자연스러운가? 아니면 뭔가 어색한가.
무언가를 바란다는 표현은 정말 자주 쓰는 표현이다.
하지만 무심코 쓰다보면 틀리기 쉬운 표현이다.
왜냐면 '바란다'라는 형태는 자연스러운 것 같지만 '바람'이라는 형태는 어색한 것 같기 때문이다.
바람이라고 하면 솔솔부는 바람이 생각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바람과 바램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바라다[동사]
- 뜻 :
1) 생각이나 바람대로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루어지거나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다.
2) 원하는 사물을 얻거나 가졌으면 하고 생각하다.
3) 어떤 것을 향하여 보다.
- 예문 :
1) 요행을 바라다.
2) 돈을 바라고 너를 도운 것이 아니다.
3) 우리는 죽을 힘을 다해서 인왕산을 바라고 뛰었다.
- 관련규범해설 : ‘바라다/바래다’는 모음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원래의 형태인 ‘바라다’를 표준어로 삼는다.
[표준어 규정 2장 2절 11항]
아까 살짝 언급한 것처럼 보통 기본형으로 사용할 때는 잘 틀리지 않는다. 합격을 바라다. 성공을 바라다.
하지만 '니가 합격하길 바래.' '올해는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랬다.' 라는 식으로 '바래'가 자연스러운 것처럼 느껴지는 표현들이 있다. 자연스러운 것 같지만 틀렸다. 맞게 표현하려면 '니가 합격하길 바라.' '올해는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랐다.'라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바래다는 어떤 뜻으로 사용될까?
바래다[동사]
- 뜻 :
1) 볕이나 습기를 받아 색이 변하다.
2) 볕에 쬐거나 약물을 써서 빛깔을 희게 하다.
3) 가는 사람을 일정한 곳까지 배웅하거나 바라보다.
- 예문 :
1) 종이가 누렇게 바래다.
2) 속옷을 볕에 바래다.
3) 집까지 바래다 줄게.
바라다와는 뜻이 완전 다르다.
바래다를 바라다로 잘못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흔히 바라다를 바래다로 잘못 사용한다.
소중한 바람이 바래버릴 수 있으니(응?) 표현을 사용하기 전에 한번 더 신경 쓸 필요가 있겠다.
연습해보자.
- 그것이 나의 바람이다.
- 그녀는 내년에 새로운 곳으로 이사가기를 바란다.
- 나는 언제나 너의 행복을 바라.
- 노력없이 성과를 바라지마.
- 나는 돈을 바라서 한 일이 아니에요.
아. 어색하다. 틀린 것 같다. 하지만 맞는다는 것을 자꾸 생각하고 익숙해져야겠다.
이처럼 뭐가 맞는지 알고는 있지만 어색해서 계속 틀린 표현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반복은 언제나 적절한 해결책이 되어주니, 계속 반복하는 수 밖에.
당분간 일부러 '바람'이 들어가는 표현들을 말하고 돌아다녀야겠다.
- 그래서 올해 이루어졌으면 하는 너의 바람은 뭔데?
- 나는 항상 큰돈을 벌길 바라왔어.
- 그게 바로 내가 바랐던 거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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