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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helves/우리말이 좋아서

[한글사랑] 우리말이 헷갈릴때 - '꿰고'와 '꽤고'

by _noname 2020. 1. 10.

 

- 나는 그 방면의 전문가야. 하나부터 열까지 줄줄 꿰고 있지.

- 그 사람은 항상 신상품리스트를 다 꿰고 있더라고.

- 면접관은 그 거짓말들을 다 꿰고 있었을걸.

- 수미는 팔찌를 만들기 위해 구슬을 꿰고 있었다.

 

예문을 몇개 적어 보았습니다. 어색한 문장이 있나요?

없겠죠. ㅎㅎ 제가 다 맞게 썼거든요.

그렇다면 위의 네 문장 중 '꿰고'의 의미가 다르게 쓰인 문장은?

마치 학창시절 국어 문제 같죠? 

 

그럼 우리 이제 '꿰다'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꿰다[동사]

뜻1. 실이나 끈 따위를 구멍이나 틈의 한쪽에 넣어 다른 쪽으로 내다.
 (예문) 실을 바늘에 꿰다.

뜻2. 옷이나 신 따위를 입거나 신다.
 (예문) 바지를 다리에 꿰다.

뜻3. 어떤 물체를 꼬챙이 따위에 맞뚫려 꽂히게 하다.
 (예문) 낚은 고기를 꿰미에 꿰다. 

뜻4. 물체를 뚫고 지나다.
 (예문) 배에서 총알이 꿰어 나간 자리를 발견하였다.

뜻5. 좁은 길 따위를 지나다.
 (예문) 마을 사람들의 틈새를 꿰고 다니며 아직 나오지 않은 집 식구들을 확인하였다.

뜻6. 어떤 일의 내용이나 사정을 자세하게 다 알다.
 (예문) 앞뒤 사정을 환히 꿰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맨처음에 제가 적어놓았던 문장 1,2,3은 뜻6의 의미이고, 문장 4번이 뜻1의 의미이죠.

'꿰다'는 헷갈리는 우리말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알아보고 있냐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의외로 꿰다를 '꽤다'로 쓰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최근에 몇명을 연속으로 발견해서 이렇게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그 중 한 분은 국어와 밀접한 일을 하시는 분이고, 맞춤법에 까다로우신 분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런식의 문장을 쓰셨더라고요.

비슷하게 예를 들어보자면,

- 미국에서 오래 살다 왔으니 영어는 꽤고 있겠네요.

 

 

이걸보고 '아니 저걸 왜 틀리게 쓰셨지?' 라는 의문을 가졌는데,

그 의문은 곧 '아! 내가 혹시 잘못알고있는건가?' 라는 위기의식으로 바뀌었어요.

설마!!!! 하고 열심히 찾아본 결과 아무리 찾아도 제가 알고 있는 것이 맞더라고요.

안심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의외로 꿰다, 꽤다 도 헷갈릴 수 있겠구나 싶어서 이렇게 주제로 잡아 보았습니다.

 

그럼 '꽤다'의 사전적 의미는 어떻게 되는지도 같이 볼까요?

 

꽤다[동사]

뜻1. ‘꾸다’의 방언 (전남)

뜻2. ‘끓다’의 방언 (제주)

 

 

 

 

꽤다는 표준어 사전에는 없네요. 전남과 제주에서 방언으로 사용되는 형태인가봐요.

제주에서는 '끓다'라는 표현으로 사용된다니 알고 있으면 유용하겠어요. 

제주 방언은 난이도가 상당하니까 몇가지 알아놓으면 좋더라고요. 

 

어쨌든 기억하기 간단합니다.

'꽤다'라는 표준어 표현은 없다. '꿰다'라고 써야한다.

 

그런데 오늘은 한가지 더 알아볼게요.

꿰다도 꽤다도 아닌 '꾀다'라는 표현으로 잘못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꾀다도 알아보겠습니다.

 

꾀다[동사]

뜻1. 벌레 따위가 한곳에 많이 모여들어 뒤끓다. --> 꼬이다1.의 준말 
 (예문) 음식물에 구더기가 꾀다. 

뜻2. 사람이 한곳에 많이 모이다. -->꼬이다1.의 준말 
 (예문) 술집에 구경꾼이 꾀다.

뜻3.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속이거나 부추겨서 자기 생각대로 끌다. -->꼬이다4.의 준말
 (예문) 그는 돈 많은 과부를 꾀어 결혼하였다.

- 관련규범해설 : 본말인 ‘꼬이다’와 준말인 ‘꾀다’가 모두 널리 쓰이므로 둘 다 표준어로 삼는다.
[표준어 규정 2장 5절 18항]

 

 

 

 

꾀다꼬이다의 준말로 표준어로 인정된 표현입니다. 위의 뜻 1,2,3은 많이 쓰이는 용례들이죠.

표준어이기는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인 '꿰다'와는 전혀 다른 의미이기에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오늘도 우리말 표현 하나 확실히 알고 넘어갑니다.

꿰다. 꽤다. 꾀다.

이제는 헷갈리지 않죠? 

한글사랑은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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